두 시간동안 오랜만에 눈이 호강을 했다. 아우 소름끼쳐.

이 영화는 한나-라는 그저 예쁜 여자애가(포스터에선 별로였지만) 어둠의 일당들(나쁜 편이든 좋은 편이든)에 의해 개조되어 복면을 쓰고 이리 저리 피를 몰고 날라 다니는 흔한 닌자-암살자 영화라고, 포스터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난 그런줄만 알았지. 실제론 그림하며 음악하며 아주 호사로운 영화였다. 몇 가지 덜 쓰이고 남아 도는 설정이 있었지만, 괜찮았다.

터널처럼 장면 사진을 팔면 갖고 수십장 사놓고 싶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6관 G열
2011/04/15 20:00 2011/04/15 20:00

아 너무 무섭다.

나는 내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너무나 두렵다. 그래서 이런 영화가 특히 무섭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2관 N열

ps. 나탈리 포트만 참 예쁘다 - 고 느끼게 연기 잘 한다.
2011/03/07 20:00 2011/03/07 20:00

제목 참 절묘하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9월 10일, 13관 D열
2010/09/10 20:00 2010/09/10 20:00

너희에게 줄 자비란 없느니라.

난 원빈을 좋아하니까 주저함이란 없었다. 다만 한가지 줄거리를 듣고 예고편을 보고 하면서, 난 테이큰은 안 봤으니까, 맨 온 파이어하고 너무 비슷하지 않나, 하지만 에잇 거긴 원빈이 안 나왔잖아, 여긴 다코타 패닝이 없지(엉엉), 하면서, 어떤 여자애가 나와도 좋아하진 않을거야 하고 거리감을 만들면서 보았다.

보다보니 또 애가 정도 들고 귀엽더라. 연기도 잘하고.

스포일러 경고!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8월 9일, 16관 C열. 보기에 괜찮았다.

ps. 별 반 개는 원빈 프리미엄
2010/08/09 20:00 2010/08/09 20:00

간밤에 시간표를 보면서, 대충 이 시간쯤에 도착해서 이걸 시도해보고, 안 된다시면 또 저걸 시도해봐야지! 그런데 으아 졸려, 하고 잤다. 조조영화를 보러 혼자 극장엘 갔다. 여전히 아무런 결정도 없이 조금이라도 빨리 줄을 서려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사실 말이지, 오랜만이라, 좀 떨렸다.
생각보단 사람이 많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사람줄을 눈으로 가늠하면서 동시에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렸다. 볼 영화는 많고, 표도 많고, 셜록 홈즈를 추리광인 그녀를 두고 본다는 건 마음에 걸리고(결국 보게 되든 아니든), 아바타는 3D로 봐야 제맛이라는 얘길 들었는데, 메가박스에도 3D 디지털 상영관이 있었구나, 그런데 8시 20분 상영분 외에는 멀찍이 떨어져 있고, 시각은 이미 20분을 넘겼는데다, 그런데도 전광판에 들었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꼴이 어쩌면 내 한 자리는 있으렸다. 전광판을 앞에 놓고 고민하는 것도 즐거운 법이지만 맘도 모른채 금방 줄은 사그라 들어서 어찌됐건 결정을 강요받는 순간! 나는 보이지 않게 또 좀 떨고 나서, 결국 생애 첫 3D 영화를 고르고 말았다는, 사실 하지 않았어도 좋았던 별로 중요치 않은 얘기를 또 길게 하고 말았습니다.
안녕, 오랜만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에는 아바타라기에 미니미같은 걸 떠올리고 망측하여 예고편도 한 번 안 찾아봤으나, 아바타라고 하면, 저 멀리 울티마를 이래로, 생사와 고락을 함께해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는 이별을 담보한 만남이었다. 아바타 놀이란 결국 깨고 보면 씁쓰름한 뒷맛이 남는 행복한 꿈 같은 것 아닌가?
Ultima 7 Avatar

이 분.

ps. 첨단공포증에, 안경이 평소와 다르게 조금만 비뚜루 놓여도 두통이 찾아오는 나에게는 3D 안경이 좀 공포스러웠는데, 어찌어찌 운 좋게 잘 볼 수 있었다. 과연 두 번째 3D 영화를 보는 날이 올 것인가.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12월 27일 오전 8시 20분, 11관 H열 16번
2009/12/27 20:54 2009/12/27 20:54

우리는 타인의 일을 자기화하지 않고는 볼 수 없다. 대상이 비인간이거나 비유기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유독 이 경우에 자기화가 문제가 될까? 당신은 제 발로 우리에 돌아간 일이 없는가?

메가박스에서, 1월 28일 토요일 오후 4시 5분, 13관 E열 7번
2006/01/28 16:06 2006/01/28 16:06

나를 포함한 모두가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꼭 지난주의 킹콩처럼, 많은 사람들이 왕의 남자를 보려고 도착해 있었다. 전광판의 붉은색 분포가 완전히 지난주와 같았다. 서둘러 표를 끊으려고 보니 조조 시간의 두 관이 한 장의 예외도 없이 모두 차 있었다. 별 수 없이 9시에 시작하는 청연을 끊었다. 누군가는 내게 왜 예매를 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이런 것도 영화 관람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8시 10분 영화를 보려고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나와보니, 아침 일찍이라 비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VIP 부스에 직원이 있다. 그리고 8시 10분 왕의 남자에 표가 한 장 생겼다. 그래,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게 현장 예매의 재미가 아니겠어? 내 앞에 사람들이 좀 있었지만 다들 일행이 있는 모양이었기에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없은들 어쩌랴. 우리는 숫자를 세도 줄이 빨리 줄지 않으며 시계를 자주 들여다 보아도 시간이 천천히 가거나 빨리 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무사히 그 표를 사고 청연을 취소했다.

글쎄, 이 영화를 보는 시선의 어떤 경향이라고 봐도 좋을까? 좌석의 사분의 삼이 아가씨 관객이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나 배역상, 그리고 그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공길역의 이준기에게는 다소 위험성이 있어서 그럴거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의외로 그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왕의 남자는 좇을 길과 사람이 필요했던 남자 공길, 그런 그에게 길과 빛을 주었던 남자 장생, 이해받지 못해 슬픈 왕 연산, 세 남자의 이야기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장생역의 감우성의 캐스팅에 굉장히 우려하고 있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직 그에게 벅차다고 생각했고. 결과는 어떤가 하면, 아주 괜찮았다.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 성공적인 배역과 영화였다고 볼 수 있다.
일전의 캐스팅에 대한 우려의 결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좋은 결과를 확인하고 난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그렇다. 그는 매우 잘했지만, 내 속에서 정말 장생이었어야 할 남자는 그와 꼭 같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진영은 아주 좋았다. 그에게 다시 하라고 한들 다시 나오지 않을 정도로.

CGV 야탑에서, 12월 31일 토요일 오전 8시 10분 조조, 3관 H열 7번
2005/12/31 08:10 2005/12/31 08:10

쥬라기 공원, 스타쉽 트루퍼스, 그리고 킹콩. 글쎄, 그가 또 한 발의 위대한 걸음을 옮겼다는 것은 알겠지만, 나는 무척 피곤했다. 내가 지쳐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직 충분한 준비가 되기 전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애초에 나는 킹콩이 불쾌하게 만들려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CGV 야탑에서, 12월 25일 일요일 오전 8시 50분 조조, 6관 I열 12번
2005/12/25 08:50 2005/12/25 08:50

나는 해리 포터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다. 다만 귀염둥이 세 친구가 자라는 것을 이제부터 매년 보러 가기로 지난 관람 때에서야 막 다짐했을 정도랄까. 아이들은 어느새 많이 자랐더라.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이제 아이들 영화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던진 듯 하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감독이 바뀐 탓이라고도 하는데 그것도 그저 하나의 재료에 불과할 것이다. J. K. 롤링에게 일어난 변화이거나, 아이들도 나이를 슬슬 먹고 하니 - 책을 읽지 않아서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 원작에서 이미 예고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긴 러닝 타임에 많은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복합적으로 일어나지만 이야기 곳곳에 노는 구석이 없을 만큼 디테일이 꽉 들어차 있는 느낌이 만족스럽다. 허마이어니는 여전히 이쁘고, 남자애들은 역시 여자애보다 늦되다. (원작에서도 허마이어니가 요때쯤 이렇게 애틋해 지는 게 맞습니까?)
컴퓨터 그래픽은 이제 따로 이야기할 필요를 못 느낀다. 이 분야에서는 그동안 많은 성취가 있었지만, 전보다 더 낫다는 것은 아직 모자라다는 것과도 상통한다. 컴퓨터 그래픽이 컴퓨터 그래픽이기 때문에 놀라웠던 시대가 이제 지나가는 시점에 온 것 같다. 그리고자 하는 것을 그릴 수 있을 만큼의 도구를 손에 넣은 것처럼 보인다.

그건 그렇고 교수님들은 아무래도 가학적인 취미들을 가진 것 같다. 아무리 전통적인 행사라지만, '부디 살아 돌아 오거라'도 아니고, 이게 다 같이 모여서 관람할 일인가!

CGV 야탑에서, 11월 30일 수요일 오후 8시 50분, 3관 J열 9번
2005/11/30 20:50 2005/11/30 20:50

본다본다 하다가 어느새 끝날 것 같아서, 퇴근길,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리까지 다니러 갔다. 찰리 카우프만 각본인줄 몰랐는데(사실 아는 게 하나도 없었지), 중간에 이름이 나오기에 내가 얼마만큼 준비를 해야 하는지 대강 짐작은 갔다. 애초에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일라이저 우드 등등 쟁쟁한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영화가 근처에 단 두 곳에서만 개봉했을 뿐이고 그것도 오늘 내리나 내일 내리나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어쩌면 그럴 수 있는가, 얼마나 힘들게 개봉했는데 하고 떠든 적이 있지만, 보지도 않고 그런 소릴 한 것에 잠시 반성. 좋은 영화지만 관객이 미어터질 것도 아닐 것이다.

이터널 선샤인은 ‘당신의 기억이 사라진다면’에 대한 영화다. SF가 아니고 일종의 사고 실험이기 때문에, 개연성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짐 캐리-케이트 윈슬렛 커플과 보조 이야기도 재밌게 쓰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가라면 누구나 그리는 꿈과 기억의 재현을 아주 잘했다는 것이다. 두 시간 좀 못되는 시간동안 꿈이라도 꾸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폭풍이 지나간 긴 밤뒤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적과 함께 홀로 남겨진 적이 있는가.

CGV 오리에서, 11월 18일 오후 9시 10분, 3관 L열 8번

찰리 카우프만은 그렇게 혼나고도 아직도 내레이션을 즐겨 쓴다. (웃음)
2005/11/18 21:10 2005/11/18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