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한나-라는 그저 예쁜 여자애가(포스터에선 별로였지만) 어둠의 일당들(나쁜 편이든 좋은 편이든)에 의해 개조되어 복면을 쓰고 이리 저리 피를 몰고 날라 다니는 흔한 닌자-암살자 영화라고, 포스터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난 그런줄만 알았지. 실제론 그림하며 음악하며 아주 호사로운 영화였다. 몇 가지 덜 쓰이고 남아 도는 설정이 있었지만, 괜찮았다.
일전에 보기를, 앞 부분 내용을 한참을 빠뜨려 보고, 사실 내용을 물어서 다 메우긴 했지만 찜찜해서 다시 봤다. 음. 내가 빠뜨린 게 그냥 이십분이 아니더라. 전에 봤을 땐 끝 부분이 좀 실망스러웠던, 비리 경찰과 비리 검찰의 두 이야기가 겹쳐지는 사회 고발 활극이었는데.
모든 걸 짊어지고 딱 한마디 불평을 하는 게 고작이었던 불쌍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부조리극이었다. 그리고 재미난 곁가지들. 그를 단죄하고자 마음 먹은 치들은 고리가 끊어진 단초들에서 무슨 이야기를 보았을까? 모든 걸 알려고 하기나 했을까? 분노를 해소할 욕구만 가득했겠지.